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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있으나 읽지 않는 ‘책맹의 시대’
  • 입력날짜 : 2015. 09.21. 07:56
채종신
계절은 어김없이 돌고돌아 추분(秋分)이다.

요즘은 가을에 오히려 책을 더 안 읽는다지만, 사실 가을 만큼책읽기에 좋은 계절도 없다.

책을 사놓고 어렵거나 재미가 없어서 제대로 읽지 않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요즘 학생들은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고전이라고 짓궂게 말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재미없고 분량까지 많다면 더욱 읽기어렵다.

하지만 책을 샀다고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잃어버린 책 읽기의 매력을 되찾기 위해서당장 끝까지 읽지 않더라도 군데군데만 골라 읽더라도 책들을 뒤적거릴 뿐, 그 내용을 탐구하지 않더라도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로운 독서를 통해서여러가지 얻는 지혜가 많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이러한 자유로운 독서를 거론하기가 민망해진다. 책을 너무 안 읽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는 시대를 살면서 문자보다 영상으로 사고보다 유희로 지성보다 감각으로 삶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서 부재현상이 심화되면 필연적으로 그 사회와 개인은 낙후될 수밖에 없다. 활자가 발명되고 책이 등장한 이후에도 오랜 기간 독서능력은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동일시되었다.

하지만 교육이 일반화되고 문맹률이 낮아지면서, 독서능력과 문자 해독능력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다름을 알게 해주는 말이 책맹(册盲)이다. 문맹(文盲)이 말 그대로 까막눈이라면 책맹은 읽을 수 있으나 읽지 않거나 읽기 싫어하는 경우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의반타의반으로 이런 책맹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소유’ 에서 법정 스님은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목소리를 통해 내 자신의 근원적인 음성을 듣는 일이 아닐까? 라고 했다.

이는 책읽기를 통해 잊고 있었던 자신의 본 모습과 만나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 가을에 독서를 통해 발견해야 할 것은 현란한 처세술이나 생활의 효율적인 전략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깨닫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사놓고 먼지가 내려않은 두꺼운 책들이라도 다시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서점에 나가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산뒤에 듬성듬성 골라서라도 읽어보자.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행 평가와 자유학기제까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는 문제 해결력과 통합적 사고력이 중요하며, 읽고 토론하고 논술하는 공부 습관이 평소 독서를 함으로서 생각하기,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의 총체적인 능력이 꾸준히 향상된다.

좋은 책이 있어도 읽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했다.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고 연휴기간 가벼운 책이라도 가까이 하면서 올가을에는 책읽기 진도가 잘 나갈 수 있도록 독서가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책을 손에 들면 설레고, 반갑고, 즐거울 수 있고 지식과 상식을 쌓고 궁금증을 푸는 독서 서늘한 공기와 함께 책을 읽으면 좋겠다.

<거제교육지원청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간사 채종신>


모닝뉴스 기자 news@morningnews.co.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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