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과정에서 등기부등본에 법원의 ‘임차 등 금지 가처분’을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창업의 꿈에 부풀었던 30대가 공인중개사무소의 임대차 거래를 믿고 상가를 계약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A씨(33)는 지난 2월 중순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 ‘수제 햄버거’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았고 적당한 점포 물색을 의뢰했다.
이 사무소에서 추천한 물건은 ‘B수산’이 영업 중인 아주동의 한 점포였다. A씨의 가족들은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추천을 믿고 계약을 추진했다.
A씨는 ‘B수산’측에 권리금 2250만원과 중개료 100만원, 보증금 500만원, 3~4월 월세 200만원, 본사가맹 및 인테리어비용 등으로 4250만원을 지출하는 등 모두 1억3000만원을 사용했다.
계약과정에서 원 소유주의 위임장이 없었고 해당 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도 자리하지 않았지만 별다른 의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점포 앞 부지가 거제시와 소송 중인 부지인데다 실제 측량과정에서 점포 자체가 타인 부지를 침범해 있는 불법건축물로 지목되고 있었다.
오는 5월 13일 선고 예정이지만 패소할 경우 점포 앞으로 펜스 설치가 예상되는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지난 2013년 법원이 이 점포에 대해 ‘매매, 전세, 증여, 임차 등 일체 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임대차 계약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포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등기부등본에 법원의 ‘임차 등 금지 가처분’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임대차 거래를 중개해 세입자 A씨가 피해를 입게된 것이다.
A씨는 “임차 금지 가처분 상황이나 점포 앞 부지 소송 상황 을 기존 업주와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모를리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해당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대표자 명의만 바뀐 채 계속 영업중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A씨 가족들은 이에 따라 관련인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한편 지난 10일 거제경찰서에 점포 소유주, 공인중개사사무소, 기존 횟집 업주 등을 사기혐의로 고소, 경제팀에 배당돼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불법적인 요소가 적잖은 중개 행위로 보인다. 법이 가리겠지만 임차인에게 건물에 관한 정보를 알리지 않고 중개를 했다면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임차인도 사용 가능한 면적을 정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권리금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점포의 가처분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건 실수였으나 다른 사무소 자문 등에서도 전세권이나 임차권 설정은 할 수 없을 뿐, 임대차 계약은 가능한걸로 판단이 됐었다”며 “도로 부지 소송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었고 펜스 설치 여부도 가늠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책임을 회피할 일도 아니고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사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