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수(노동당) 경남 거제시의원이 7대의회 전반기 총무사회위원장에 선출됐으나 스스로 사퇴했다.

재선거에서는 각본대로 새누리당 이형철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의원은 수락연설을 통해 구국적 결단이라도 내린양 비장함까지 보이는 촌극을 연출했다.

총사위원장직을 사퇴한 한 의원은 연속 3선의 거제시의회 최다선의원이다.

의장이나 부의장에서 밀려난 불만 때문이었을까. 7대 의회를 대표하는 그가 정치 소인배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총사위원장직을 포기한 고뇌의 배경은 무엇일까.

한 의원은 6.4 지방선거 당선 후 박명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재선)과 만나 원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한기수 부의장, 박명옥 총사위원장의 역할 분담이었다.

7대 원구성 문제로 절대권력(의결권)의 새누리당과 협상에 임하기 전 야권(새정치민주연합, 노동당, 무소속)의원들의 입장정리를 위한 자리였다.

두 사람의 논의는 야권의원들의 협의과정에서 무산됐다. 여성의 역할론, 2당에 우선권이 있어야 한다. 원 구성의 결정권은 다수당(새누리당)의 몫이라는 등, 이견이 분분했다.

태생과 이해가 서로 다른 야권, 무색무취한 무소속이 힘을 합친다는 것 자체부터 한계가 있었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인 야당이 2당, 3당 서열챙기기 운운하는 것부터 하류였다.

우여곡절 끝에 야권은 박명옥 부의장과 1석의 상임위원장을 요구하기로 하고 6월말 김성갑 야권 원내대표와 임수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협상에 임했다.

박명옥 부의장 카드가 여야합의를 통해 받아들여졌다.



16명의 의원 가운데 5명이 여성의원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박명옥 카드를 수용하면서 야권의 요구와 여성의원의 몫까지 안배하는 실리와 명분까지 얻어냈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요구한 1석의 상임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 이상의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다.

7일 실시된 의장 부의장 선거는 각본이 짜여진 대로 이변 없이 진행됐다.

다음날 진행된 상임위원장 선거는 예상밖의 결과로 이어졌다. 새누리당 몇 몇 의원들이 당론을 버렸다. 한 의원이 총사위원장에 선출됐다.

한 의원이 사퇴하자 원 구성이후 일부의원들은 한 의원을 소인배 취급했다.

"3선 의원이 총사위원장직을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아챙기는 것도 우습겠지만 당론이 아니라 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표를 얻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면 호불호를 떠나 다선의원으로서 수용해야 하는 것이 원내 화합을 위해 바람직했다" 는 이유에서다.

<모닝뉴스>는 한의원의 속내를 물었다. "정치 소인배로 취급받는 처지에 놓였다. 속 시원히 말해달라" 고 인터뷰했다.

한 의원은 “의장단 구성을 다수결대로 하려면 새누리당이 다 차지할 수 있었다. 원내대표를 두고 여야가 합의에 나선것은 화합을 대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야권에 두석을 안배하려 했다면 협상을 통해 당연히 두석을 비워두는 것이 마땅하다” 고 말했다.

“의장과 3석의 위원장의 자리까지 다 정해놓았는데 야당이 여당의 일부와 작당해 상임위원장 한자리를 빼앗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야당을 원내 화합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해놓고 뒤에서 야합이나 하는 집단으로 전락시킨 꼴이다. 3선 의원이 정당한 협의를 거친 합의나 또는 싸워서 쟁취하는 것도 아닌 야합을 거들 수는 없었다”

한 의원은 “항상 소수의 입장이 되는 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여야 합의에 의한 결과라면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위원장 직을 수용했을 것이다. 야합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것도 의원이 해야 할 일” 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야당이 가야할 길이 있다. 새누리당 처럼 자리 한석 차지하면 좋고 안되면 죽을 상을 하고, 마치 당의 권리를, 지분을 챙기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