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산채의 왕자 '두릅나무'
  • 입력날짜 : 2006. 04.07. 11:46
봄바람이 살랑살랑 유혹하며 사방에 꽃들의 축제가 열리는 요즈음 우리고장 어느 산기슭의 양지쪽이나 골짜기에서 자라는 두릅은 예나 지금이나 산채의 왕자이다. 봄의 따사로움이 대지에 퍼질 즈음, 물에 살짝 데친 두릅나무 순은 빨간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에 넣어 본다. 풋풋하고 쌉쌀함이 입안 가득히 퍼져 나갈 때의 그 기막힌 맛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정다운님이 따라주는 술 한 잔이라도 곁들여 진다면 부러울 것이 없다. 두릅나무 순은 사람뿐만 아니라 초식성 동물도 좋아한다. 두릅나무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세워서 순이 붙은 작은 가지마다 날카로운 가시를 촘촘히 박아 놓았다.

덕분에 자손을 널리 퍼트려 수 천 년을 무사히 이어 왔지만 수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오래지 않는다. 싹을 내밀자 말자 잎을 펴볼 틈도 없이 싹둑싹둑 가지 채로 잘라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저장한 양분으로 다시 한 번 싹을 내미는 안간힘을 써보지만 두 번 세 번 싹둑질을 당하고서야 목숨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 자칫 식물원에 가서야 두릅나무를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다.

두릅의 한자이름은 목두채(木頭菜)라고 한다. 가지 끝에 달리는 산채란 뜻이다. 그 외 늙은 까마귀발톱 같은 가시가 있다 하여 자노아(刺老鴉), 용의 비늘과 같다하여 자룡아(刺龍芽)등 여러 이름이 있다. 그만큼 쓰임새가 많았던 나무임을 말한다.

가지 끝에서 나오는 꽂 차례는 우산모양으로 벌어지고 많은 꽂이 달린다. 암꽂과 수꽂이 따로 있고, 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흰빛으로 피며, 검은 열매가 10월에 익는다. 한방에서는 총목피라고 하여 열매와 뿌리를 해수, 위암, 당뇨병, 소화제에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당뇨병에 나무껍질이나 뿌리를 달여 먹는다. 한국, 일본, 사할린, 중국, 만주 등지에 분포한다. 두릅은 나무두릅 이외에도 흔히 독활(獨活)이라고 하여 풀로 분류되는 땅두릅이 있다. 예로부터 한약재로 널리 쓰였다.

고려 문종 33년(1079년) 중국에서 보내준 약재 속에 포함되어 있으며 목민심서 관질(寬疾)에도 전염병에 독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을 생각하고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는 사람의 모습을 보이며 함부로 가지를 싹둑 자르는 것을 삼가 해야 한다.


조용원 기자 c1905925@yahoo.co.kr         조용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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