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낙엽을 부르고
  • 입력날짜 : 2004. 11.01. 23:53
가을낙엽이 다소곳이 내려앉은 대비암 앞 조그만 정자.
창문을 열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으로 들리는 곳.
산나물을 안주 삼아 소주를 나누면서 정다운 이와 얘기를 나눈다. 깊어지는 얘기 틈으로 낙엽이 소곤소곤 내려선다. 풍경소리도 그윽하다.
이런 산중에서 한평생 그렁그렁 살다 가는 건 어떨까. 산중의 한기가 사타구니로 강림하고, 취중객기가 하늘을 물들일때, 별안간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예, 아무개입니다. 아, 예. 제가 지금 밖(?)에 나와 있거든요.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아무개는 발그레 미소를 짓는다. 집앞 소주집에서 외상값 갚으랜다.
아! 그래. 우리는 저기 떠나온 곳에 남겨둔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하동 녹차마을 대비암에서.


윤광룡 기자 ykyong@morningnews.or.kr         윤광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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