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6일 "건국 이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될 수 있었던 김일성 주석과의 담판이 이뤄졌다면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고 한반도는 훨씬 더 안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한선국가전략포럼 창립기념식'에 참석, 특별초청연설을 통해 문민정부의 통일정책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남북화해를 위해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을 북한에 송환했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대답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거부'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화해정책과 통일정책은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며 "원칙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투명한 정책을 펼칠 때 남북간의 진정한 협력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는 출범부터 민주국가, 자주국가, 통일국가라는 세 가지 역사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한 개혁에 대해서는 "군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시급했다"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다시는 이 땅에 쿠데타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군 개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과 관련해선 "문민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성장경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불균형 고도성장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것"이었다며 "달리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연설 시작 전, 주최측에서 연단위에 책상과 의자를 준비하자 "연설은 서서 하는게 옳지 않나요? 나는 전혀 서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요. (앉아서 하는 것은)잘못된 것 같아"라며 정정함을 과시해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