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과 기자의 마감시간
사랑과 친절을 담은 두가지 이야기
교장선생님과 제자, 기자의 하루
  • 입력날짜 : 2004. 06.26. 10:08
정말 멋쟁이 교장 선생님입니다

모두들 공교육이 무너져 간다고 들 걱정합니다. 학교와 관련된 좋지못한 일들이 언론에 알려지기도 합니다.
얼마전 거제에서도 고등학교 선생님이 음주운전을 하고 뺑소니를 쳐 시민의 손에 붙잡혔다는 보도도 접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학교폭력, 교사들의 촌지문제도 심심찮게 불거져 나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한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모습이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 저 모습이 아이에게는 평생 가슴에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 창을 통해 학교운동장이 보입니다. 한 아이가 운동장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1.2학년 쯤으로 보이는 이 여학생은 장화를 신고 비가내린 운동장을 지나며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왜 저 아이가 늦은 시간에 울며 느린 걸음으로 학교운동장을 걸어가고 있을까. 수업은 이미 시작됐는데...
“학교 안가겠다고 엄마에게 때를 쓰다 야단을 맞았을까” 등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교무실 앞에는 교장선생님이 나와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허리를 숙여 조용히 아이의 눈물을 딱아주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귀속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더군요.
그리고 등을 토닥이던 교장선생님은 아이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교실쪽으로 걸어가셨습니다. 그리 키가 크시지 않은 모습이라 얼른 교장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으로 미소가 넘치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계룡초등학교 윤광원 교장선생님이셨습니다.

한겨레신문 김광수 기자입니다

지난 23일 거제포로수용소에서 열린 행사(위령제)를 취재하기 위해 울산서 거제로 취재를 갔습니다. 마감시각이 다가와 수용소 앞 식당에서 기사를 송고한 뒤 행사장 장면을 찍은 관련 사진을 본사로 송고하기 위해 오후 4시께 거제시청 공보실을 찾았지요.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인식하는 리더기를 가져오지 않아 시내 사진관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사진 마감시각은 다가오고, 이러다간 신문제작에 차질을 빚게 생겨 무더운 날씨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혼자 택시를 타고 사진관을 찾으려고 우왕좌왕했습니다. 순간 공보실에서 프레스센터로 안내하던 한 직원(계 차석으로 보입니다.)이 직접 자신의 차를 몰고 와 저를 태워 가장 가까운 사진관으로 데려 갔습니다.

마침 그 사진관에선 리더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보실 직원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 직원은 사진관에 손님이 있는데도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해야할 일을 대신해서 말입니다.
그 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무사히 마감 직전에 사진을 송고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사회면 톱으로 났고 사진도 큼지막하게 잘 나왔더군요.

조그만 늦었다면 사진은 빠지고 신문이 제작될 뻔 했으나 그 분의 도움으로 수십만명의 독자들이 제대로 된 신문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울산지역 중앙지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며 그 분 이야기를 했습니다. 홍보실 직원들의 일이란 게 기자들에게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 자료와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날처럼 차를 직접 몰고 해결사로 나서라는 법은 없습니다.

더구나 사전에 협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공보실에 하지도 않았으니 형식상 도움을 주는 척만 해도 되겠지요.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나 귀찮은 표정 하나 짓지 않고 저를 안내해 주고 도와준 그 분을 보면서 처음으로 찾은 거제시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돌와왔습니다. 시장이 누구인지 궁금하더군요.

바쁜 경황에 그 분의 이름도 묻지 않고 악수만 나눈채 황급히 나왔지만 뒤늦게나마 그 분의 친절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거제시 파이팅.
<모닝뉴스> 확인결과 이 직원은 공보계에 근무하는 우정수씨였습니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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