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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뉴스7] ‘졸업여행’, 불완전하지만 눈이 부신...
  • 입력날짜 : 2016. 05.06. 23:13
십 대…누군가에게는 즐겁고 신나는 시절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아프고 답답한 시절일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제약이 많고,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해도 그 자체로 화가 나는 시절.

재밌는 것은 나이가 들면, 이 시절을 한 번쯤 그리워하고 안 좋았던 사건조차 얼마쯤 추억으로 미화된다는 것이다. 아마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애착이 가는 불완전한 시절이기 때문이 아닐까?

두 고3 여고생이 졸업 여행을 떠난다. 교사 인솔 하의 딱딱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아닌, 좋아하는 인디밴드를 보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일정대로 록 페스티벌을 향해 떠난다. 성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여행이지만, 부모님까지 속인 이 여고생들에게는 굉장히 큰 사건이다.

이들은 갑자기 호감을 보이며 나타난 대학생들에게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우연히 신세 지게 된 외국인 언니와의 별다를 것 없는 대화가 숨넘어가게 재밌다. 콘서트 티켓을 잃어버린 작은 사건에도 불행은 자신에게만 닥치는 것 같고 온 세상이 적으로 돌아선 것처럼 원망스럽다.

결국 친한 친구와 싸우게 된 자신의 유치함에 속상하고 후회되면서도, 막상 미안하단 말은 못한다. 그래도 그 다음날에는 또 학교에서 만나 까르르 웃으며 어울릴 것이다.

박선주 감독의 단편영화 ‘졸업 여행‘(32분) 속 두 여고생(류혜영, 박주희)이 겪는 모든 일들은 관객이 십 대 시절로 돌아가 직접 겪는 일 같아 즐겁다.

별다른 사건 없는 영화임에도 스릴 있고, 몰입도가 높은 이유다. 전 국민을 추억 여행길에 오르게 했던 드라마 ‘ 응답하라 1988’의 류혜영, 고경표, 안재홍의 과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부분도 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화려하지 않는 두 여배우의 리얼한 모습이 누구보다 눈부신 것도 감상 포인트다. 무엇보다 과거로 돌아가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오영주 기자 happyenc12@nate.com        오영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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