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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 탄생의 또 다른 방법, 간이식
고신대학교복음병원 간담췌외과 전담간호사 ( PA ) 박보영
  • 입력날짜 : 2015. 07.27. 15:11
간이PA간호사
간이식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간이식에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간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여러 조건이 딱 들어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체의 일부를 떼어주는 것이어서 가족이 아니면 주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 대안으로 뇌사자의 간을 받으려 해도 받으려는 사람은 많은데 뇌사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간이식이 더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조건이 맞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간을 주는 사람을 찾고 간을 받는 사람과 조건을 맞춰 수술에 이르게끔 하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대한민국에 간의 날을 제정한 고 장기려 박사가 30여년간 병원장으로 근무하던 고신대복음병원에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PA간호사라 불립니다. 간담췌외과 박보영 전담간호사 ( PA )이야기 입니다.

조건을 맞추기 힘들다보니 환자와 보호자는 많은 걸 코디네이터에게 상담해 옵니다. “내 자식 거 받아서 그걸로 내가 얼마나 더 산다고…” “뇌사자의 간을 받으면 안 되나?” “간을 살수는 없나 ?”

그러다 보니 안타까운 장면도 많이 보게 됩니다.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였습니다. 아들과 딸이 간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들과 딸의 혈액형이 어머니와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딸이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예비사위의 혈액형이 맞았습니다.

그렇다고 예비사위가 간을 주기도 어려웠습니다. 결혼 날짜가 잡힌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결국 시간을 끌다가 그 여성은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48살의 남성이었습니다. 아내는 별거중이고, 자식들은 중학생이라 어리고…. 환자의 형제 2명이 간을 주기로 자원했습니다.

그러나 검사결과 큰 형은 B형 간염 보균자여서, 동생은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간 크기가 작아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가족에게서 조건이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해 결국 뇌사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경우였습니다.

코디네이터로써 더 해드릴 게 없는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반면, 기쁜 순간도 있습니다. 간이식팀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간이식을 위한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를 찾았을 때였습니다. 50대 후반의 남성이었습니다.

군에 있던 아들이 기증의사를 밝힌 후, 3일 만에 일사천리로 간이식수술을 받았고, 성공했습니다. 코디네이터가 된 후 그렇게 바빴던 적도 없습니다. 정부의 허가를 받기 위해 하루 만에 보고서를 만들었으니까요.

힘든 하루였지만 그렇게 보람될 수가 없습니다.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 에 일조했다는 뿌듯함이 있으니까요.

코디네이터로서 의료진의 입장과 사람의 감정 가운데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없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초반기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병원 동료들은 아직은 코디네이터로서 보다는 전담간호사로 바라봅니다. 코디네이터와 전담간호사 업무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이식팀의 전담간호사는 한 명이 더 있습니다. 간담췌외과 김영나 전담간호사 입니다. 김 간호사는 2015년 4월말 간이식팀에 오자마자 생체간이식 수술을 경험했습니다.

“1년을 준비했던 그 현장을 직접 봤다는 게 새로웠습니다.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간이식을 하는 게 새롭고, 할 수 있다는 게 자랑 스럽습니다” 간담췌외과 전담간호사로 간이식 수술 외에도 간단췌외과의 수술을 보조하고, 교수를 도와 간담췌외과 환자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간담췌외과 전담간호사로서 2개월. 처음 시간대 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병동에 있을 때는 시간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간담췌외과 전담간호사 업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병동생활에 익숙했던 간호사로서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장점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찾아나가면서 병동에서보다는 전담간호사로서 환자를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간 이식팀 모두가 2번째 사례를 기다리는 마음을 알게 되면서 김 간호사 역시 2번째 사례를 기다리게 됐습니다. 자신이 팀에 좀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아직은 모든 게 새롭습니다. 온지 2개월밖에 안되어 서투르고 모르는 게 많습니다. 지금은 적응하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오정미 기자 webmaster@morningnews.co.kr        오정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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