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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누구인가?
  • 입력날짜 : 2014. 10.11. 15:12
제정구 경위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 강도를 당했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그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버렸다.

마침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한 제사장이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빙 둘러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레위인도 마찬가지로 그곳에 이르자 그를 피해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당시 사회적으로 천하게 취급 받던 한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는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예수는 ‘내 이웃이 누구냐’고 자신을 시험하는 율법교사에게 이 비유를 들며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되 묻는다.

율법교사는 예수의 물음에 자비를 베푼 자라고 대답한다. 예수는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고 말한다.

누가 우리의 진정한 이웃일까? 우리는 우리의 이웃에게 어떤 이웃이 되고 있을까?

경찰 근무를 하다보면 극한 상황, 황당한 사건, 안타까운 사고 현장을 자주 목격하고 접하게 된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 몰려 있는 수많은 구경꾼들 중에 직접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고는 쉽사리 목격자 진술에 나서 주는 사람이 없다.

각박해진 세상, 자신의 일이 아니면 못 본체하고 지나가기 십상이지만 112신고 출동현장에서 폭행피해를 입은 노인이 안타까워 자신의 옷을 벗어 상처를 감싸준 한 젊은 여성.

시외버스터미널 공중화장실에서 볼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은 노인에게 다가가 주저 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 여대생을 보고 “아∼ 아직 세상에는 사랑이 식지 않았구나” 하는 반가움과 함께 선한 사마리아인을 연상하게 된다.

우리 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를 위해 맡은 직무를 수행한다.

주택가 등 구석구석 순찰활동을 통해 절도 등 범죄를 예방하고, 강도 등 흉악범과의 전쟁을 치르기도 하며, 자살 의심자, 미귀가자, 가출인 등 범죄와 관련되기 쉬운 상황도 수색 및 예방활동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강도만난의 자의 이웃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근절을 위해 국민의 체감에 맞는 경찰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찾아가는 노인 교통사고예방 교육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음주운전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위한 협력단체 합동 교통질서 확립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우리 사회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왜곡된 권리의식, 사회에 대한 불신·불만, 국가정책·법규정 미비로 인한 악성민원에 시달리기도 하며 공무집행과정에서 민원인들로부터 이유 모를 심한 욕설을 듣고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개방과 공유, 소통과 협력을 지향하는 3.0 국민 중심의 서비스 정부에서 우리 경찰은 과거 민중의 지팡이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눈높이 치안을 위해 달려가고 있으며, 길을 가다 강도 만난 자의 이 시대의 진정한 이웃이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음주운전 등 기초질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음주운전 단속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매달고 도주하는 사례, 음주운전에 단속되면 재수가 없어서 단속되었다는 등 왜곡된 인식으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회적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처벌수위를 강화하는 추세이지만 근본적으로 국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음주운전이 근절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경찰이 각자의 위치에서 강도만난 자의 이웃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

<통영경찰서 경무과 경위 제정구>


오정미 기자 webmaster@morningnews.co.kr        오정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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