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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대 거제시의회, '시민을 바보 만들지 말라'
박춘광/고현항재개발사업거제시민협의회 위원장
  • 입력날짜 : 2014. 06.26. 13:57
이 글은 언론종사자 입장이 아닌 고현항재개발사업 거제시민협의회 위원장 직분에서 기고하는 글 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다. 지(指 손가락 지)는 '가리킨다'는 뜻이고, 록(鹿 사슴 록)은 '권좌'를 비유하며, 위(爲 할 위)는 '하다, 만들다, 되다'는 뜻이며, 마(馬 말 마)는 '큰 것'을 비유하는 뜻이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긴다'는 뜻으로 남을 눌러 바보로 만들거나 진짜 속마음은 감춘 채 잘못된 일을 가지고 남을 속이려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다.

중국 사기 진시황본기에 실려 있는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다. 진시황이 재위 27년 7월 순행 도중 죽었는데 죽기 전 만리장성에 가있는 태자 부소(扶蘇)를 불러 장례식을 치르도록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조서를 받아든 내시 조고가 후궁소생인 호해(胡亥)를 설득하고 승상인 이사를 협박해 거짓조서를 발표해 적장자인 부소를 죽이고 후궁소생인 호해를 황제에 앉히고 실권을 잡았다.

이후 조고는 승상 이사까지 죽이고 자신이 승상이 된 것도 모자라 자신이 황제가 되고자 반란을 꿈꾸며 신하들이 자신을 따를지 확인하기 위해 꾀를 부렸다. 조고는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 하자(持鹿獻 於二世 曰 馬也) 황제는 승상이 사슴을 보고 말이라 한다며 웃었다. 그리고 배석한 신하들에게 물었다. 머리를 숙이고 침묵하는 자, 편을 들어 "그것은 말입니다"라고 아첨 하는 자 등이 있었으나 "그것은 사슴입니다"라며 바른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조고는 반대하는 신하들은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무고죄를 씌워 모두 죽였다.

이후 신하들은 조고가 무서워 어떤 일을 해도 반대하는 자가 없었다고 한다. 잘못된 권력남용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엄연히 '사슴'인데 '말'이라고 하는 고집을 지금도 느끼는 사례가 있다면 시대변화만 다를 뿐 근본 이치는 다를 바가 없다. 시민들은 의회가 그런 결정을 하면 안 된다는데, 의결권은 자신들에게만 있다며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결정을 하려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이며, 왜 이러한 결의를 감행하려는가? 누구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

일부 의원은 이 안건이 고현항재개발시민협의회, 거제시발전기획위원회, 늘푸른거제시민위원회 등 관계있는 위원회 의견도 없어 지방자치 정신을 심히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로설치 여부는 사업계획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라 이에 대한 비교검토가 반드시 선행된 후에 찬반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들리는바에 의하면 해당상임위원회는 "시민협의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조건으로 찬성의견을 결의할 것"이라는 것이고 보면 과연 제6대 의회가 그간 시민들의 권익보호에 얼마나 객관적 판단을 했으며 민의를 존중하기에 충실했는지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향후 시민적 저항이 크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민을 바보천치로 아는가! 아니면 우롱하는 것인가!

고현항재개발사업 의견 청취의 건은 쟁점사항이 해결 안됐다. 시민협의회는 그간 16차 이상 시민들과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면서 고현항재개발사업 내용을 검토하고 토론했다. 지난 18일에는 해수부, 거제시장, 사업자측과 간담회를 가지고 인공섬 형태를 채택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권민호 시장은 현재의 계획안인 매립형과 수로를 사이에 둔 인공섬 형태를 두고 비교검토가 가능한 계획안을 만들어 보도록 지시한바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결론은 사업의 기본 골격을 상당부분 변화시키는 일로서 재해문제, 수로의 오염문제, 공사비 변화 문제 등 어느 방향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변경이 불가피한 일이라 시가 주장하는 실시설계시 반영할 수도 있다는 접근방식이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조건은 거제빅아일랜드와 거제시 사이에 향후 분쟁의 원인이 될 소지도 크다. 따라서 이 논쟁의 결론이 지어진 후에 의회의 의견제시가 옳다는 것으로 우리는 제6대 의회에서는 시간적으로 불가능해 7대 의회로 안건을 넘길 것으로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의회는 이 문제는 조건으로 붙이고 찬성하려는 것이다. 단순히 회기 마지막이기에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나 의회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이 안건을 다루어 왔으므로 내용도 잘 알고 있어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사업 내용이 바뀔지도 모르는 것을 알면서도 조건부 찬성 의결을 하겠다는 것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시민들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무리하게 강행하려는지 모르겠다. 왜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을 마지막 회기에 강행하는 것인가?

제6대 거제시의회 의원들 임기는 오는 30일로 끝난다. 임기만료를 불과 나흘 남겨두고 마지막 임시회를 열어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리는 의사결정을 한다면 이는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고 진실은 사슴인데 말이라고 우기는 고사와 다를 바 무엇이겠는가? 시민들은 더 따져본 후에 의결하는 것이 맞는다고 하는데 그들은 그것은 조건으로만 붙이면 될 것이고 찬성의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의결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시민들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일부 시민들 주장 때문에 못하거나 보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고현항재개발사업이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나 절차의 당위성이 결여된다면 사업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추진은 힘겨워 질 것이다. 당초 삼성중공업이 제시할 때의 적용법률(항만 매립법)이나 사업 내용과 지금의 사업계획과는 적용법률(항만재개발법)도 다르다. 수로를 내면 해수정체가 생겨 오염가능성이 있다면 서도 이너하버에 오염이 생길 것은 해중펌프와 해중림 설치로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마지막 회기일지라도 의원들은 진정성 있게 시민들을 위한 판단을 해야 한다. 차기 의회가 구성되어 보다 면밀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면 차기 의회에 넘기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도 특별한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떠나는 입장이니 마치 집행부에 선물이라도 남기듯 방망이를 치고 떠난다면 시민들로부터 두고두고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번 회기 안건에는 이건 외에도 성포리 309-1번지 전면해상 서호종공업 공유수면 14,800평방미터 매립계획 등 특정인의 이해관계가 담겨있는 의안이 포함돼 있다. 또 덕포동 427번지 일대에 체육시설인 덕포골프연습장 부지에 600여 세대 아파트를 건립하는 안건도 뺏다가 다시 넣는 등 의장의 독단 상정이 문제가 됐다. 통상적으로는 간담회에 사전보고 후 의안 상정을 해 왔으나 이번에는 간담회 보고도 없이 의장 직권으로 상정했단다. 사정에 따라 그럴 수야 있겠지만 설득력이 없어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떤 반사적 기대치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면 의장의 직권 상정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사전 설명이 전혀 없었던 이 안건을 집어넣자 일부 의원들은 마치 부도덕하게 거수기라도 되는 것처럼 오해를 받게 만든다고 열을 올린다.

의안을 상정하는 데에는 반드시 특정한 시기를 논하기 어려우나 우리는 앉을 때 설 때를 가려서 행동해하는 것이 상식이며 거제시도 적기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통례와 달리 마지막 회기에 이해관계가 큰 안건을 절차적 비난 속에 처리하면 오해는 불 보듯 뻔하다

어쩌면 절묘한 타이밍일지도 모르겠다. 꼼수 정치, 말작난 정치, 시민바보만들기 정치의 전형이랄 수도 있는 모습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떠나는 마당이니 선심이라도 후하게 써겠다는 뜻인지 도저히 모를 일이나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맹견처럼 마구 짖어대고 불리하다 싶으면 똥개처럼 슬쩍 꼬리를 접는 거짓말 정치가 보이는 모습을 거제시에서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고현항재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시민협의회와 시민단체연대협의회에 이어 반대투쟁위까지 구성해 소매를 걷었다. 이들은 6대 의회가 이 안건을 처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의원들은 하지 말란다고 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나 시민들의 이러한 지적이 전혀 허무맹랑하게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목소리라고만 생각하는가? 사슴을 말이라고 억지 부리는 지록위마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주길 바란다. 시민의 뜻을 챙길 줄 모르는 의회라면 진정 시민의 대의기관이랄 수 있는가! 당선 후 첫 회기가 열려 의정단상에 처음 서던 때를 되돌아보라.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서혜정 기자 shjung51@naver.com        서혜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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