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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석 칼럼] 청소년 언어문화 이대로 둘 것인가
  • 입력날짜 : 2012. 09.20. 11:02
윤동석 칼럼위원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다 며칠 전 시내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하교하는 시간 모처럼 학생 속에 파묻혀 무심코 있는데 자기네들 주고받는 대화중 교복을 입은 해맑은 10대 소녀들의 입에서 ‘X새끼, 담탱이(담임선생), 졸라(매우 많이, 남 성기), 레알(정말), 찔라(최고로), 애비(애벌레)’ 등 대화 내용의 절반 이상은 욕설이고 간혹 몸짓까지 동원하여 청순형의 여학생 이미지와는 영 딴 판으로 양아치 모습에 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

그뿐 아니라 학교현장에서도 언어, 문자로 여교사가 제자들에게 성희롱당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욕설이 넘치는 것은 인터넷의 댓글 탓도 있지만 요즘 온라인으로 비방하며, 욕설하는 신종 ‘사이버 언어 학교 폭력’도 심각한 실정이다.

얼마 전 방송에서 보도된 것처럼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로 욕설과 집단 따돌림이 심각한 수준으로써 사이버 언어폭력이 청소년의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문자 메시지, 사진 보내기 등이 무료인 카카오톡을 학교 폭력의 도구로 악용하여 지난달 서울의 한 여고생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뒤 아파트 11층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일어났다.

중학생 김 모 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문제되어 폭력서클 ‘일진’의 미움을 사서 괴롭힘을 당했는가 하면 카카오톡 집단 대화방에 초대한 뒤 욕설로 왕따를 시킨 것에 놀란 부모가 경찰에 신고 했으나 통신비밀 보호법, 개인정보 보호의 차원으로 문자 메시지 보관 문제 때문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범죄예방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한다.

다행이 업체들은 사이버 기능 중심으로 예방책 마련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난 5월 22일 벤처 기업인 블랙스톤(대표 김형표)에서 사이버 학교 폭력 감지 시스템 ‘모바일 가디언’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모바일 가디언은 자녀가 수신한 문자 메시지 중 언어폭력이 의심되는 메시지를 감지, 부모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 학교 폭력을 사전에 방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현재 모바일 가디언 서비스는 특허 출원중이며, 홈페이지(www.mguardian.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한다.

자녀의 상해, 욕설, 폭행, 감금, 협박, 심부름 성폭행 등 다양한 피해상황을 부모에게 감지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문제는 요즘 청소년들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악의 없이 장난처럼 사용하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된다.

지난해 교과부와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및 건전화 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초중고생 조사대상 1,260명 중 73.4%가 매일 욕설을 사용하고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학생은 5.4% 밖에 안 된다는 발표가 있어 우리 사회의 심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실제는 이 보다 더 심할지도 모른다.

지금 까지 올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특별 수업 등 청소년 언어 순화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었다.

바른말 사용에 대한 교육과정, 학생지도 프로그램 개발 등의 필요성이 절실하지만 특히 언어는 성장과정에서 습관성에 의한 교육이 필요하므로 가정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더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재직 중 한때 ‘방학 중 만이라도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한 적이 있었다. 핵가족, 맞벌이 부부 등으로 사라져가는 가정교육의 필요성에서 밥상머리 교육은 인성과 성품을 길러내는 유일한 교육수단인 것이다.

여섯 자매 모두 예일대와 하버드대 등 명문대에 보내고 아들이 미국 전 현직 대통령 행정부의 고위 요직까지 지내고 남편과 두 아들은 ‘지난 100년간 미국에 가장 공헌한 100인’에 선정되어 유명한 전혜성씨 가족의 가정교육은 매우 독특하다고 한다.

이 가정의 독특한 것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아침 식사는 온 가족이 함께 하면서 식탁 토론으로 시작하여 기본 성품과 인생의 삶을 엮어 가는 밥상머리 교육 가정으로 자녀 교육에 소문나 있다.

밥상머리 교육효과는 아이들이 똑똑해지며, 올바른 성품을 길러 예의 바르고 건강해지며 가족이 모두 행복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족 식사는 사회적 활동의 시작이고 이는 자녀가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 집안에서 하는 첫 훈련이다. 요즘은 그 틀이 깨지고 있어 청소년들의 인성과 언어에 대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언어문화가 너무나 심각함에 ‘청소년들의 욕설 과용,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도 지난 7월 12일부터 시작하여 5회에 걸쳐 국립국어원에서 언어문화 개선을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8월 19일 자살 사건 원인인 심각한 언어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50개 단체 연합인 ‘아이 건강 국민연대’는 ‘학생 스마트폰 오남용 방지’를 위한 법률을 만들기 위한 입법 청원운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은 청소년 언어문화의 심각성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사회적 요구이다.

청소년의 언어 들은 비어와 속어, 욕설의 사용은 물론, 장소에 관계없이 집단적 소란,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 없이 경음화, 고성화로 변하고 있고 은어, 속어 사용으로 기성세대를 따돌리고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언어 세계를 향유하고, 욕설 증가로 자신들의 정서적 긴장감을 해소하면서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졌다는 느낌을 갖지 않고자 새롭고 자극적인 말을 만들어 상대방을 강박 관념에 들도록 하는 언어 세계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호기심 영웅심의 충동적인 청소년들은 독특한 그들의 문화를 갖고 싶어 하지만은 인스턴트 시대에 인스턴트 언어라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비어, 속어 등의 중심 언어는 바르게 고쳐져야 한다.

어린 시절 부모나 동료에게 심한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하면 뇌까지 평생 상처를 입는다는 하버대학 마틴 타이커 교수 팀의 논문 발표가 있었다.

어릴 때 듣고 자란 말이 평생의 언어 습관과 인격, 품성을 좌우 하는 만큼 평소 짜증과 신경질이 많은 부모의 언행은 자녀의 습관과 감정 조절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가정교육도 무엇보다 매우 중요하다.

은어, 속어, 욕설이 찌든 청소년들이 장차 성인으로 되면 이 사회가 얼마나 더 척박해지고 살벌해 질지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소년들은 생기발랄하며 혁신적이고 창조적이며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이다.

이제라도 지방자치제, 학교, 가정, 사회 전체가 청소년의 언어순화에 지원하고 동참하여 나서야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문화 조성이 밝고 희망찬 미래의 사회가 되지 않을까.

<윤동석 전 거제시 교육장>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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