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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 백불고택에서의 사색
김형석/컬처 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前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 입력날짜 : 2012. 05.09. 13:11
대구여행 중, 옻골마을이란 정겨운 이름을 가진 경주 최씨 종가의 고풍스러운 전통한옥과 돌담이 멋스러운 옛길을 걷다 유서깊은 곳을 발견했다.

경주 최씨 종택의 재실, 사당, 안채, 사랑채 등을 관람하다 '반계수록 최초 교정 장소' 안내판을 보고 답사했다.

우리나라 실학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반계 류형원의 반계수록(磻溪隨錄)을 1770년 백불암 최흥원 선생이 영조 임금의 명을 받아 이곳 보본당 서쪽 방에 교정청을 설치하고 최초의 교정본을 완료했다.

학문하는 데 있어서 악습을 제거하고 정치를 바로잡아 나라를 부강하게 하며 백성을 도탄에서 구원하는 실학적인 목적을 추구했던 조선 시대 실학자 류형원이 국가 운영과 개혁에 대하여 논한 당시 혁명적인 책이 반계수록이다.
사진/백불암(百弗庵)이란 "백부지 백불능(百弗知百弗能)"에서 따온 말로 곧 아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다는 겸손한 의미. 불암고택 보문당에서의 '옻골전통문화학습관' 체험행사

국가 정책을 비판하고 구세제민을 위한 강력한 혁신책을 제안하며 실사구시적(實事求是的) 변법사상을 주장한 반계와의 우연한 만남은 필연일까?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다 보니 '생각의 가지치기'가 계속된다. 요즘 시대상황과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집안에는 필히 경사가 있다'라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란 경주 최부잣집 가훈을 생각한다.

"만석 이상의 재물은 모으지 말고 만석 이상 모인 재물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논을 사지 마라. 우리 집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나라가 위태로우면 용감하게 나가 싸우고..."
사진/북벽향림(北壁香林)-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앞, 아름다운 대구 10곳을 시로 읊은 대구십영(大丘十詠)의 서거정 선생 흔적을 드듬다 만난 회화나무. 늦은 봄 5월인데 아직 잎도 나지않았다. 낙향한 선비들이 회화나무를 심은 뜻은?

명문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톨레랑스로 존경받는 부(富)를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의 육연(六然)과 육훈(六訓). 4월 총선 때 서울 강남에서 들었던 민주통합당 정동영 국회의원의 선거 유세가 오버랩된다.

"선거운동 중 강남구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누가 운영하나? 물어보니 삼성의 에버랜드에서 운영하고, 전에는 현대 계열사에서 했다고 합니다... 동네 미장원에 들렀더니 개인영세사업자인 미장원 여주인은 삼성에서 미장원 체인점 진출한다는데 꼭 막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언론에 난 재벌 빵집 문제 기사는 읽었는데 구내식당, 미용업 사업까지 대기업, 재벌에서 진출한다고 하니 그들의 탐욕은 어디까지일까 자문해 본다? 바닷가에 살고 있고 생태환경문화에 관심이 많아 갯벌과 어업을 대기업에 넘겨 민영화하려는 '갯벌 민영화' 뉴스가 거슬린다.

4.11 총선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갯벌 민영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결국, 갯벌 민영화는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장악하여 중소상인들을 거리로 내몬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음에 걱정이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이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단기간 동안의 이익을 위해 장기간 동안 쌓아야 올려지는 이미지, 신뢰성 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사진/ 공산 전투에서 신숭겸 장군과 태조 왕건. 이 전투에서 후백제 견훤에게 참패해 쫒기던 왕건. 충신 신숭겸 장군이 왕건의 황포를 바꿔 입고 대신 죽는 살신성인 지묘가 없었다면 역사는? -대구 올레 '왕건길'에서 든 생각...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양극화 해소, 재벌 개혁 등 '가치 전쟁'으로 시끄러운 대한민국.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우리 지도자들은 '정의를 표방하면서 사리도 버리지 않는다'는 의리쌍행(義利雙行)과 '왕도의 이념을 높이면서 권모술수를 부린다'는 왕패병용( 王覇竝用)의 비난에서 자유로운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추구하는지 반문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천하를 놓고 견훤과 싸울 때, '군대가 주둔해 진을 친 산'에서 유래된 역사적 지명인 대구 둔산동(屯山洞)의 백불고택(百弗古宅)에서......
사진/대구광역시 초청 팸투어는 비슬산 참꽃축제, 불로고분군, 대구근대역사관, 대구사격장, 달성습지, 강정고령보 등 역사문화 관광지 기행. 약령시 한방문화축제 한방족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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