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군수 오규석)이 오는 2월 10일부터 한국전력에게 하루 500만원씩 지급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부산지법은 한전이 기장군을 상대로 한 공사 지연 손해배상금 지급 신청에 대해 "기장군은 송전선로 공사를 인가하지 않으면 다음 달 10일부터 하루 500만원을 한전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한전 관계자는 "기장군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다"면서 "지금 공사를 하지 않으면 2013년 신고리원전 3호기를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만큼 기장군과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장군은 "주민합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결정은 한전이 송전선로 건설공사 야적장과 진입로로 사용할 수 있게 기장군 정관면 임야 1만3900여㎡를 개발하겠다는 행위 신청을 기장군이 오는 20일까지 인가하지 않을 경우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하루 1억원씩 지급하라는 간접 강제에 대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법 제2행정부는 "지난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이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철마면 소산마을~백양농원 간 5.6㎞의 공사용 진입도로를 불법 폐쇄하면서 공사를 방해했다" 며 한전이 기장군과 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조정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조정이 결렬됐다.

한전 측은 현재 기장군에 설치 예정인 송전탑 14개에 대해 기장군이 즉시 공사 허가를 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기장군은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재판부는 양측이 조정에 실패함에 따라 다음 달 15일 심리를 갖고 양측의 변론을 들은 후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