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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의 세상읽기] 아! 노무현
  • 입력날짜 : 2011. 11.30. 03:38
한동인 <해성고등학교 졸업/KAIST 공학박사/(전) 삼성전자 재직/(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직
참여정부 시절에 ‘노무현 놀이’라는 것이 있었다.

하늘에서 비가 많이 와도 노무현 탓이고,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나도 노무현 탓이라고 하는 식으로 모든 것을 노무현 탓을 하면서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의 사회현상이었다.

지금 필자는 다시 ‘노무현 놀이’를 하고자 한다. 며칠전 국회에서 한미 FTA가 날치기로 통과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에 행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대한민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이명박 정부’이고 두 번째가 ‘한미 FTA’ 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정책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많은 부분 취소되었지만, 노무현 정권의 결과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여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고,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한미 FTA 협상이 며칠 전에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한미 FTA가 대한민국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 나쁜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어쨋던 이는 노무현 탓이라고 하고 싶다.

이명박 정부는 싫으나 좋으나 앞으로 일년 정도가 경과하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것이므로 한시적인 영향만을 끼칠 수 있으나, FTA는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영원히 대한민국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필자가 한미 FTA를 우려의 눈길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한미 FTA가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국가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미 FTA를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한미 FTA가 대한민국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양 측이 전혀 다른 관점에서 한미 FTA를 바라보고 있고 이 때문에 향후 대한민국이 어떤 형태로 변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없다.

목적지를 모른 채 항해하는 배와 같은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FTA를 풀어쓰면 ‘Free Trade Agreement’이며 국어로 쓰면 ‘자유무역협정’이다. 말 그대로 한다면 무역에 대한 일반 협정이므로 경제적 유불리에 대한 득실만 따지면 될 것 같은데 여러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한마디씩 하는걸 보면, 무역에 관한 협정만은 아닌 것 같다.

투자자-국가소송제, 역진방지장치(rachet 조항), 서비스 시장의 네거티브 방식 개방목록, 스냅백 등 들어도 알 수 없는 많은 내용들이 협정내용에 포함되어 있고, 협정문도 몇백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므로 향후 10년 내에 해당 협정이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필자로써는 가늠할 수가 없다.

1996년 신한국당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노동법-비정규직 허용법’을 상기해 보자. 그 당시에도 찬반 양 진영이 서로의 주장을 펼치다, 국회에서 해당법을 날치기로 통과 시켰다. 많은 사람들은 그 당시 노동법이 각자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랐다.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는 정규직 직원보다 많은 비정규직 직원이 기업에 취직해 있으며,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유연(?)한 구호에 부합하는 유연한 고용 조건하에서 일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었고, 직장에서의 근무강도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노동법’ 하나가 15년 사이에 대한민국의 사회를 이렇게나 많이 변모 시켰다. 며칠전 국회를 날치기 통과한 ‘한미 FTA’ 는 향후 15년내에 우리 사회를 또 어떻게 변모 시킬까?

찬성 진영이 주장하는 데로 모든 국민이 경제적 풍요를 이루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반대 진영이 주장하는 데로 극심한 경쟁사회가 도래하고, 빈부 격차가 지금보다 더 심해지며, 대한민국은 미국의 경제적 식민지 상태로 전락하게 될까?필자는 두렵고 또 두렵다.

한미 FTA가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뜨릴까 두려운게 아니라, 향후 대한민국 사회가 어떻게 변모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두렵다.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바를 백퍼센트 믿고 싶다. 정신건강을 위해서…….아! 노무현!!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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