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이후 야당의 장외 투쟁 돌입으로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민생법안, 선거구 등 산적해 있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식물국회로 전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대 국회의원 선거구 결정을 위한 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장 천기흥)가 지역구선거구 3곳을 늘리는 최종 획정결과를 지난 25일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획정위는 최종안을 제출하면서 “공직선거법에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면서 획정안에 위법이나 부당한 사유가 없는 한 최대한 수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선거구획정안을 최대한 수용되어야 하며, 정치적 이해가 개입되어 선거구획정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위헌적 요소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아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지난 15대 국회부터 18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총 4차례 구성되어 활동하였다.

지난 18대와 이번 19대 획정안을 살펴보면 선거구획정안의 존중, 비례대표 국회의원 정수 유지, 획정위 상설기구화를 획정위에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획정위의 요구는 묵살되고 있으며 심지어 획정위의 결정은 아무런 법적인 효력이 없으므로 아주 형식적인 절차로 치부해 버리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지난 18대 획정안에서도 분구 6곳, 통합조정 4곳의 안이 제출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분구 3곳, 통합 1곳으로 결정했다. 특히 통합 4곳 중 부산 남구갑을, 대구 달서구갑을병, 여수시 갑을 3곳은 18대에서도 통합 대상이 되었다가 살아남아 이번 19대 획정안에서도 포함된 곳이다.

이 3곳은 18대에서 통합이 되었어야 했던 지역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19대에서도 18대와 같은 비슷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획정위원회가 요구하는 상설기구화가 아니라 아예 획정위원회 자체를 없애야 할 것이다. 아니면 획정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국회의 바람막이 역할이나 할 바에는 앞으로 획정위원의 선임 자체를 거부해야 할 것이다.

지난 25일 제출된 획정안에는 수원시 권선구, 파주시, 이천시 여주군, 용인시 기흥구, 용인시 수지구 등 경기도 5곳과 강원도 원주시, 충남 천안시을, 부산시 기장군 등 총 8곳을 분구 선거구로 결정했다.

그리고 서울 성도구갑을, 노원구갑을병, 부산 남구갑을, 대구 달서구갑을병, 전남 여수시갑을 선거구를 통합시켜 5곳을 줄이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와 같은 선거구획정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획정안이 확정되면 본회의 의결을 거쳐 19대 국회의원 선거구로 결정된다.

국회 정개특위는 한나라당 10명, 민주당 7명, 비교섭단체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권영진(서울 노원구을), 김정훈(부산 남구갑),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김성곤(여수시갑)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가 통합조정대상에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