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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수의 한진중 3차 희망버스 참가기
  • 입력날짜 : 2011. 08.06. 13:31
한기수 거제시의원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면서 85호 크레인 위에서 207일 동안 농성을 벌리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구출하기 위한 제3차 희망버스에 동참했다.

하기휴가 기간이라 1,2차에 비하여 참석하는 인원이 부족해서 버스로 이동하지 않고 개인 승용차로 나누어서 가기로 해서 백순환, 최창식 대우조선(전)노조위원장과 김종태, 현시한 동지와 같이 오후5시30분에 거제를 출발했다.

경남지역은 부산역에 집합해서 1차 행사를 한다는 희망버스 기획단의 연락을 받고는 거가대교를 지나 부산으로 향하면서 김진숙지도위원의 그 동안 활동상황과 지난 과거의 노동운동에 대한 투쟁을 다시 한번 회상하는 이야기들을 하였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에 대하여 대우조선노동조합의 활동가들은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991년 2월 의정부 다락원에서 대우조선투쟁 지원과 연대회의 공동임투 방안에 대한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한진중공업 박창수 위원장을 비롯한 연대회의 소속 위원장들을 대거 연행하여 구속하였는데 박창수 위원장은 의왕 서울 구치소에 수감중 부상을 입고 안양병원에 입원하던 중 5월6일 병원마당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며, 박위원장의 죽음은 의혹투성이고 진상은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1991년은 전노협을 창립하면서 자본과 정권에 항거하던 노동자들이 단결된 조직으로 맞서자 노태우 정권은 강경 탄압으로 일관하였으며 4월26일에는 명지대학의 강경대 학생이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는 등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였다.

부산역으로 가기 전에 일단 영도에 들어가서 한진중공업 주변으로 가서 회사내의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봉래동 산복도로로 접어들었는데 배안에서 울리는 공허한 소리에 돼지국밥을 한그릇씩 챙겨서 배안에 넣고는 청학초등학교와 청학시장을 지나서 한진중공업 정문 앞까지 이동했으나 한진중공업 정문을 중심으로는 전경버스가 쥐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전경들이 완전무장을 한 채로 차량을 세우지도 못하게 하면서 서행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부산역으로 가서 경남도당과 수도권에서 내려온 오랜만에 보는 노동현장의 동지들을 만나서 안부를 묻는 자리를 한참동안 하고는 ‘사람 살리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3차 희망버스 환영 문화행사’에 참석하였다.

행사는 벌써 몇 시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하며, 자전거로 서울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 내려온 분들이 단상에서 끝까지 투쟁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살아서 크레인을 내려오게 하자는 인사말에 참가한 시민들이 숙연해진다.

행사장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구경하면서 감시하는 듯한 사람들이 상당수 눈에 보였다. 행사를 도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부산의 각 단체에서 동원한 듯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행사도중 경남도당의 당직자가 거제에서 온 일행을 집합해서 이동한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영도의 수변공원으로 이동한다고, 행사의 본진은 그쪽에 있다는 말에 힘이 쏙 빠진다. 처음부터 그쪽으로 가라고 했으면 청학동 으로 갔을 때 바로 도착했을 것을 ...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승용차에 6명이타고 남항대교로 다시 향했는데 역시 승용차는 검문을 하지 않았다.

영도 기동대 앞에서는 아예 경찰이 한진중공업 앞으로 가는 대로에 바리케이트를 치고는 차량은 일체 통행을 차단하였으며, 걸어가는 사람도 부산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지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전경이 막아선 바리케이트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통행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토론하고 있는데 경찰쪽 에서는 계속하여 5분 간격으로 시위대가 길을 막았으니 도로교통법으로 처벌하겠다고 경고성 방송을 해면서 체증사진을 엄청 찍어대고, 일부 부산의 나이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행사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고 ‘뭐하러 왔느냐’고 욕을 해대는 등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던 도중에 지도부에서 현재의 자리에서는 반대하는 시민들로부터 행패를 당할 수 있으니 바로 수변공원으로 이동하고 하라고 전달이 온다.

차량으로 봉래동 산복도로를 지나서 청학동쪽으로 이동하는데 역시 골목마다 전경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통행인들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희망버스에 참석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은 이동을 통제하고 있었다.

평화적으로 행사를 하는 것조차 막아서는 경찰이 과연 누구편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역시 권력은 강자의 편이 분명한 것이다.

청학동 수변공원 행사장에 도착하니 4천여명이 참석하여 희망을 노래하면서 한참 행사를 진행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을 향하여 풍등을 날려 보내면서 응원을 해주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와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3차 희망버스는 진정한 한국사회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용기 있는 시민들이 승리한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한다.

70년대 대한민국의 조선1번지로 불렸던 부산 영도는 이제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나서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무작정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사람이 곧 자산인 것이다. 자본가는 정리해고를 쉽게 생각하겠지만 노동자에게는 그것이 곧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것이다.

평생을 배를 만들면서 살아온 조선소 노동자가 어느 날 갑자기 출근할 회사를 잃어버린다면 당장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나, 삶의 희망조차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는 것이다.

아침에 바쁜 일정이 있는 관계로 바쁘게 정리하여 거제에 도착하니 새벽의 여명이 밝아온다.

피곤한 몸이지만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동지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은 듯한 개운한 기분이다. 김진숙 동지가 다치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볼 수 있기를 염원하며 4차 희망버스가 출발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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