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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받고 청춘 팝니다.’
20대 청춘들의 울고 웃는 알바별곡
  • 입력날짜 : 2011. 05.31. 16:08
연이은 등록금 인상과 치솟는 물가는 학식을 높이고, 낭만을 즐겨야할 20대 청춘들을 시간당 4320원짜리 일터로 내몰고 있다. 이들은 취업도 하기 전에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로자의 삶을 살고 있다. 가정의 달인 동시에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그 어느 달보다도 지출이 많은 ‘출혈의 달’ 그리고 ‘근로자의 날’이 있는 5월을 맞아 20대 청춘들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주대학교 : 신문방송학과 김호진 / 김하연 / 남희숙 / 문명규 / 김윤정 / 따이멍>

아르바이트 후진국 대한민국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 임병진씨(25)는 요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패스트푸드점보다 시급이 높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더 나은 근로조건을 찾지 못한 임씨는 하는 수 없이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시간을 더 늘리기로 결심했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4320원 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호주의 경우 아르바이트 시급이 15불 정도로 우리 돈으로 1만6000원 정도 된다. 야간, 공휴일 근로시 1.5배에서 2.5배까지 받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아르바이트 시급이 800엔 정도로 우리나라 돈으로 8000원 정도이다. 이렇게 다른 다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이마저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전국의 대학생 3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한 경우가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3.1%는 임금을 떼인 적도 있다고 응답했다. 좀 더 높은 시급을 받기위해 책 대신 인터넷과 구인 정보지를 뒤지고 있는, 이것이 오늘날 20대 가난한 청춘들의 현실이다.

아르바이트 권하는 사회

새벽2시 청주의 한 편의점. 계산대위에 두꺼운 전공서적과 노트, 필기구들이 펼쳐져 있다. 대학생 임병진씨(25)의 물건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임씨는 다음날 아침 중요한 전공시험이 있지만 도서관에 가는 대신 계산대에 몸을 비스듬히 기댄 체 두꺼운 책 속 무언가를 중얼중얼 외고 있다. 단순한 전공지식처럼 보이지만, 임씨에게는 장학금을 기원하는 일종의 주문이다.

대학생 이미선씨(21)는 편의점알바에 주말에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한 학기에 500만원이 넘는 학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학자금 대출제도가 있지만 평점 B이상을 받아야 하고, 높은 이자도 부담스럽다. 이씨는 이번학기가 끝나면 휴학을 할 생각이다.

“마치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대학생이 된 느낌이에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강의를 들으러 가지만 강의 내내 꾸벅꾸벅 졸아요. 필기는커녕 수업도 하나도 못 듣다보니 성적이 낮을 수 밖에 없죠. 성적이 낮으면 학자금 대출을 못 받으니까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비교적 등록금이 낮은 국립대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김현곤(24)씨는 국립대라 등록금 부담은 덜하지만 비싼 방값과, 물가 때문에 걱정이다. 결국 김씨도 이번학기가 끝나면 고향에 내려가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대학생 한 달 평균 생활비는 42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취나 하숙을 하는 학생의 경우 17만 6000원 더 많은 58만 7000원을 한 달 생활비로 사용한다. 한 학기에 200만원, 4년 동안 1600만원이 생활비로 들어간다.

비싼 등록금과 까다로운 조건, 높은 이자의 학자금 대출 그리고 생활비 부담. 그러나 청춘들은 사회의 빚이 아닌 빛이 되고 싶기에 오늘도 아르바이트를 한다.

편의점에서 공장까지…,

제대 후 복학을 앞둔 정성규씨(25)는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겠다는 계획 하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나이 어린 이들의 몫이었고, 사무직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런 정씨에게 도움을 손길을 건넨 곳은 국내 굴지의 한 제약회사.

정씨는 이곳에서 한 달에 한번 ‘생동성시험’을 받는다. 생동성시험은 출시되지 않은 약을 먹고, 두 번의 채혈을 받는 것이 전부이지만 한 번 참가하고 받는 돈은 35만원. 최저임금을 주는 아르바이트였다면 81시간을 일 해야 받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정씨는 ‘마치 실험용 쥐가 된 듯한 꺼림칙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만 떨친다면 어떤 아르바이트보다 쉬운 알바이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고민하지 않고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아르바이트자리 또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다 학력, 나이, 성별 등의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매장관리, 사무보조 같은 친근한 아르바이트 자리는 대기업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씨처럼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 서빙 아르바이트 경험만 있던 정유진씨(22)는 방학기간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 LCD공장 아르바이트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공장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깨끗한 작업환경과 높은 일당을 보고 공장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공장아르바이트는 LCD표면을 닦는 것에서부터, 휴대폰 부품조립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아르바이트….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학비마련을 위해 대학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대학생 이명준씨(22)는 2학년이 되면서 다니던 아르바이트를 모두 접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전공공부가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한 학기동안 성실하게 공부에만 매진한 이씨는 등록금의 3분의 2가 면제되는 혜택을 받았다.

공부만 했는데 아르바이트 몇 시간한 효과를 본 것이다. 이렇듯 경험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면, 아르바이트보다는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아르바이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그렇다면 아르바이트도 즐기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을 좋아하는 조현근(23)씨는 아르바이트로 돌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돌 사진 촬영을 의뢰받으면, 스튜디오에서 카메라와 조명, 소품을 대여하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반납한다.

초기에는 수입의 대부분이 대여비로 나갔지만 장비를 하나씩 모아 대여비도 줄여나가고 있다. 스튜디오가 아닌 집에서 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의뢰가 몰리면서, 용돈에 보탬이 되려고 시작한 일이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조씨의 사례처럼 자신의 전공과 전문성을 살리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고소득과 자기만족이 보장된다.

아르바이트는 학업문제, 취업문제와 더불어 대한민국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경험과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만큼 신중한 선택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아르바이트를 선택한다면, 아르바이트는 우리의 청춘을 더욱 빛나게 해줄 것이다.

# 위 내용은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주제로 작성한 기획기사 입니다. <모닝뉴스>는 오늘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현주소를 주제로 풀어낸 기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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