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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이고 감동적인 유치원 졸업식
  • 입력날짜 : 2011. 03.02. 23:30
태휘가 유치원 졸업을 했다..
내 아들 태휘는 유달리 유치원 적응기간이 길었다.

그래서 엄마인 나도 태휘도 무척 힘들었다.
태휘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싫고 좋음이 분명한 아이다.

그 당시 무식한 어미였던 나는 세상의 모든 아이는 똑같은 모습인 줄만 알았다.
위험하고 안 되는 일은 엄격하고 대하고, 잘하면 그냥 칭찬해주고.
너무 사랑을 많이 표현하면 아이가 버릇없어진다고 매로 다스리고.
우리를 키웠던 부모님의 방식을 나도 똑같이 받은 대로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태휘를 키우면서 너무 많은걸 느끼고 깨닫고 공부하게 됐다.
아이는 모두 다 다르다. 우주 만물 속에 똑같은건 하나도 없다.
아이도 하나하나 자기만의 기질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이것 또한 모든 아이의 성장과정의 다 다르다.

누구의 설명도 책도 아닌 내 아이의 눈빛에 정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휘에게 맞추면서 난 몇 년을 징징거리며 다니던 유치원을 끊고
일 년을 실컷 놀았다.

말 그대로 집에서 뒹굴었다. 싸움놀이 하자하면 하고 물감으로 욕실에서
목욕하고, 논다고 집 치우는 것도 며칠을 미뤄두고, 읽고 싶은책 실컷 보고
겨울엔 코 빨개지도록 자전거 타고 달리기하고 지옥탈출하고.
한없이 늦잠도 자보고..

그렇게 태휘의 일 년은 지나갔다. 일 년 동안 태휘는 살도 많이 붙고 키도 쑥~자랐다.
까칠했던 성격이 좀 나아지니..확실히 신체에서 성장을 보였다..

태휘의 자유로운 일 년은 나에게는 성장 할 수 있는 일 년이 됐다..
아들 둘이라서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여러 번...
신랑의 위로 속에서 꿋꿋하게 버터 온 일 년..
그리고 일곱 살이 되던 해...
“엄마..난 이제 유치원 가볼까?”
“왜”
“엄마가 이제 내 맘이 더 강해지고 잘 할수 있다고 말했으니까”
“그래..엄마는 우리 태휘 믿어..맘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니가 됐다고..”
그래서 태휘는 유치원을 다시 갔고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됐다.

이번 유치원 졸업식은 정말 이색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
우선 아이마다 엄마마다 노란풍선을 하나씩 손에 쥐어 주며 소원을 쓰고
풍선에 매달아 날리는 것이었다.

간절한 소원이 어디에 닿든 모든 소망이 하늘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어쩜 이렇게 귀여운 생각을 하시는지..항상 우선 아이들을 생각하는 원장님을
참으로 존경한다..

하늘로 날아가는 우리의 소원이 어디에 가든 누군가가 읽고도 또 빌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난 그날 공로상을 받았다..
사실 난 유치원에 아이생일이면 누구나 한번은 해주는 요구르트 한 병도 사다주지 않았다..
그냥 태휘만 잘보고 아이들을 사랑하기만 했는데..이렇게 큰 선물과 상을 받았다.

감동이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어미에게 격려를 해주신 원장님의 배려인 것 같다.

그날 ..졸업식을 하면서 우리 아이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도 행복했다.
무사히 자신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 그 모습에서 가슴 뿌듯함과 감동을 느낀다.
그냥 천천히 조금씩 한발 내딛는 태휘에게 난 그저 풍경이 되고 싶을 뿐이다.
너무 수고했고 축하한다..
나의 자랑스런 아들 태휘..
사랑한다..



조은옥 기자 ok-eun@hanmail.net        조은옥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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