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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상상력, 개구리소년 재구성 ‘아이들’
  • 입력날짜 : 2011. 01.25. 20:01
1991년 대구에서 발생,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로 남은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스크린에서 재연됐다. 사라진 초등학생 5명을 찾기 위해 동원된 수색인원만 군·경·민 30만명이 넘는다. 수색기간 10년8개월이 흘렀으나 5명 중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는 가슴 아픈 사건이다.

영화 ‘아이들…’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였다 풀었다하는 스릴과 긴장을 적절하게 배합, 극을 전개한다.

25일 오후 서울 화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아이들…’ 시사회에 이규만(39) 감독, 박용우(40), 류승룡(41), 성지루(43), 김여진(37)이 참석했다.

박용우는 단순 실종이 아니라 범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특종을 잡으러 뛰는 다큐멘터리 PD, 류승룡은 실종된 아이 중 한 명의 부모가 사고를 냈다는 가설로 범인을 지목하는 국립과학대 심리학 교수로 나온다.

박용우는 “개인적으로 표피적이고 상업적인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욕심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자 해 힘들었다”며 “극 중간에 내 아이를 보고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장면 이후 사건에 대한 자의식이 없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그 느낌을 가지고 진솔하게 하려 했고, 내 에너지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최대한 흡수하고 받아들여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영화에도 나오는데 내적으로 ‘인지 부조화’처럼 자신이 무너질까봐 집요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며 “아직도 마음이 먹먹하고 어리둥절하다. 영화에 나오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라 생각한다. 가늠할 수 없는 부모의 아픔을 나누고 고인의 넋을 기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지루와 김여진은 실종 어린이 가운데 한 명의 부모이자 살해용의자로까지 몰리는 인물이다. 아이를 잃은 뒤 흐리멍텅한 눈빛과 생기없는 얼굴, 굵은 눈물을 떨어뜨리는 모습이 보는 이를 슬프게 만든다.

성지루는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다. 다른 것을 떠나 첫 촬영 때 2~3분 정도 묵도를 했다”며 “억울한 이야기가 있으면 나를 통해 해달라고 했다. 감독과 얘기를 하면서 캐릭터 조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김여진은 “이 역할을 소화해내는 연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어떻게 하면 더욱 사실에 가깝게 보일까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범인이 생존해 있다고 추정, 영화를 찍었고 이 사건의 해결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

류승룡은 “개구리 소년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도룡뇽 알을 찾으러 갔다. 거기서부터 진실이 왜곡된 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아픔은 진행형이다. 무관심이 문제인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얼마나 슬펐는지, 얼마나 울었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상의 파장이 일었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성지루도 “영화가 잘 되서 이 사건과 관련있는 사람이 불편했으면 좋겠다”며 “나아가서는 그 범인이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강조했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소재로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2007)을 연출한 이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부모들에게 단순히 자료를 받고자 그들을 만난 게 아니다. 이를 넘어 실제 어떤 상처를 받았으며 그 상처가 우리 사회에 어떤 단면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실종아동들의 부모를 만나지 않고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배우들이 실제 모델을 보면 상상력이 갇힐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나를 통해 필터링하지 않고 연기해 느껴지는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부모와의 미팅 한번 한번이 조심스러웠던 것이 가장 컸다”며 “결과적으로는 지금 선택이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영화는 2월17일 개봉할 예정이다. <뉴시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모닝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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