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가 사회의 핫 이슈를 극 전개에 적극적으로 반영,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재벌의 휠체어 검찰 출두, ‘무상 의료’ 정치 공방 등 정재계에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사건들을 극 속에 녹아냄으로써 “역시 리얼정치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극본 손영목, 정현민, 손지혜 연출 김형일/제작 필림이지 엔터테인먼트) 9회분에서는 극중 조소희(하희라) 교수의 아버지이자 대기업 대일 그룹의 명예회장인 조태호(신충식)가 휠체어를 타고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사위 장일준(최수종)의 상대 진영에서 불법 상속과 조세 포탈이라는 기업 비리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대기업 총수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마다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관례처럼 반복되고 있는 ‘휠체어 출두’ 뉴스를 그대로 보는 듯했다. 삼성, 한화, 현대기아차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이 그러했고, 최근 태광그룹의 비자금 관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모 상무는 병원 침대에 실려 검찰에 출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일준이 당대표인 고상렬(변희봉)을 한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내세운 ‘무상의료’ 공약은 요즘 정계에서 뜨거운 정치 공방을 벌이고 사안이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무상의료, 무상 급식, 무상 보육 등의 안을 채택했고, 한나라당은 재원 마련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선과 총선의 표를 노린 포퓰리즘”이라는 공세로 맞섰다.

이는 지난 5일 방송된 7회분의 TV 토론에서 장일준이 내세운 무상 의료 공약에 대해 김경모(홍요섭), 신희주(김정난), 박을섭(이기열) 등이 거센 비판을 가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무상의료 재원을 전국민의 고통분담을 통해 마련, 의료세를 신설할 것”이라는 장일준의 공약 제시에, 김경모는 “현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물론 계층의 위화감을 조성해 서민의 표를 집결시키기 위한 정치선동”이라고 비난했다. 신희주 역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공약이며 국민을 환각에 빠트리는 일이다”라며 공세에 가담했고, 박을섭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사상까지 들먹이며 공약을 비꼬았다.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프레지던트’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정치드라마의 리얼리즘을 살리고 있다”며 “역시 명품 리얼정치극답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해당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안들이 재현되면서 드라마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정치인들의 뜨거운 공방을 보면서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극중 내용이 뉴스에 보도되는 것으로 보면서 놀라웠다”, “현실을 반영한 명품 정치드라가 탄생한 것은 장르의 편중화가 심한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의견을 게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현실적인 정치 상황과 그 안에 숨겨진 가족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온 ‘프레지던트’는 방송 이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며 홀리커들을 대거 양산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