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자존심이 있지 거제보다 높아야 한다”
거제시의 발전상을 지켜보는 통영시의 절박한 심정이 통영시의회 의정비 심의과정에서 드러났다. 통영시의 의정비를 인상해야 할 이유가 엉뚱하게도 “통영이 거제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정비심의를 맡은 한 위원의 사견에 불과하겠지만 토영(?)의 자존심 지키기가 안스럽기까지 하다.
통영시의정심의위원회의 의정비 결정소식을 <한산신문>이 보도했다.

현재 지방의원들의 의정비 심의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통영시의정비 심의위의 활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의정비심의위, 여론조사 무시

[한산신문]=통영시의정비심의위원회가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한 채 의정비를 73.6% 인상한 3천96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2천280만원보다 1천680만원이 상향된 금액이다. 앞서 잠정 결정한 3천667만원보다 293만원이 높다.

반면 여론 조사 결과는 잠정안(2천667만원)보다 ‘더 적어야 한다’가 62.2%로 대다수였으며 ‘더 많아야 한다’는 2.7%에 불과했다.
통영시의정비심의위(위원장 강일랑)는 31일 오후 3시 제4차 회의에서 2008년 의정비를 3천960만원으로 결정해 통영시와 의회에 통보했다.

의정비 심의에 앞서 경남리서치에서 지난달 26일~28일 통영시 거주 시민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85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여론조사 결과, 의정비심의위 3차 회의에서 잠정 결정한 의정비 인상안(3천667만원․62.2%)에 대해 62.2%(529명)의 대다수 시민이 ‘더 적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더 많아야 한다’는 2.7%(23명)에 그쳤다.
인상안이 많을 경우 의정비 적정 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58.0%(307명)가 ‘지난해와 책정된 금액과 같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정비심의위의 토론은 “소신대로 인상하자”는 측과 “여론을 감안해 인하하자”는 쪽으로 양분됐다.

조일청 위원은 “머슴도 배를 채워줘야 일을 한다”, 오진윤 의원 “2천28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왔나 싶다. 통영의 자존심이 있지 거제보다 높아야 한다”, 최채희 위원 “20개 시군에서 (의정비 금액이)꼴찌가 돼서는 안 된다”, 정상기 위원 “통영에서 살아가면서 빚은 지지 않도록 하는데 해야 하지 않느냐”며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배윤주 위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제가 아는 바와 일치하다”, 박현철 위원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시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임기태 위원 “(여론이)가장 민감한 거제시도 3천780만원인데, 그보다 낮아야 한다”며 인하 의견을 냈다.

이처럼 인상, 인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제1안 잠정안 3천667만원(60.8%) △제2안 인상안 3천960만원(73.6%) △제3안 인하안 3천630만원(59.2%) 3개안을 도출했다.
투표 결과, 전체 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지지한 3천960만원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제1안과 제3안의 득표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심의회에는 강일랑 위원장, 임기태 총무, 최채희 조일청 정한식 정상기 오진윤 배윤주 박현철 위원 9명이 참가했으며 허점숙 위원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