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 간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 선거법 상 11일 후보 등록을 마치면 퇴로가 없다.
경선 결과에 따라 양 캠프에 가담한 인사들의 정치 생명도 극명하게 갈라질 전망이다.
거제에서도 양 캠프에 가담한 정치인의 면면이 구체화되고 있다.

먼저 김기춘 의원은 10일 발표된 박근혜 경선 선거대책본부 부위원장에 이름이 올랐다. 법률자문위원장도 겸한다.
또한 김 의원은 안홍준 의원과 공동으로 경남 책임자로 발표됐다.
“김기춘 의원의 역할은 아주 크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김기춘 의원을 ‘삼촌’으로 부르면서 자문을 구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경선 선거대책본부는 11일 출범했다.

권민호 도의원은 13일 출범하는 이명박 후보 경남 선대위(위원장 이방호) 거제책임자로 확정됐다.
권민호 도의원은 이에 대해 “거제책임자로 선정된 것은 사실이다. 임명장을 받고 난 후 거제 활동을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기춘 의원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라는 물음에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상명하복의 관계보다는 시민의 편에서 시민이 바라는 바에 부응하는 것이 정치인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정치인으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당당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영 전 거제부시장도 청계산악회 경남지부 회장 자격으로 이명박 전 시장 정치 특보에 임명됐다.
청계산악회 경남지부 각 시군단위 활동력을 높이기 위해 경남을 무대로 뛰고 있다. 청계산악회는 이명박 경선 선대본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조직 중 하나이다.
이명박 경선 선대본부의 MB희망세상운동본부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는 사조직은 5개다. 전국포럼연합회, 한반도운하국민운동본부, 청계산악회, 희망세상21산악회, 한국의힘 등이다.

비공식 라인에서 이명박 측 활동을 하고 있는 진성진 변호사도 13일 경남경선선대위 출범과 함께 거제에서 정치 활동을 본격화할 태세다.
서울에 사무실을 둔 청계포럼(대표 남효웅·윤봉길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거제책임자를 맡고 있는 진 변호사는 이번 경선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명박 경선선대위 거제 책임을 맡는 권민호 도의원과 (역할에 대한) 사전 조율을 마쳤다. 이번 일(한나라당 경선)을 계기로 정치인 진성진으로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명박 측 동조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은 아직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다만 이명박 전 시장 외곽조직이면서, 창원에 사무실을 둔 미래사회국민포럼(운영위원장 이상정·전 경상대 학장) 상임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도이다.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중동(靜中動)의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지도력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좋은 지도력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한표 전 서장은 지역 활동을 배가하기 위한 모종의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감지됐다.

이명박 측 중심 사조직인 희망세상21산악회 거제지부는 올해 초부터 거제에서 조직활동을 벌여왔다. 어느 정치인 휘하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편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결정에 따라 내년 총선을 향한 거제 공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경선이 원사이드 게임이 아닌 박빙으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공천 경쟁이 더욱 복잡해진다. 승자는 캠프에 합류한 정치인에 대한 내년 총선 공천을 ‘당근’으로 본선 활동에 채찍을 가할 공산이 크다.

승자 또한 본선 승리를 위해 패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패자를 껴안아야 한다. 패자는 승자에게 경선 전면에 나선 정치인들의 내년 총선 ‘공천 보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 ‘(개인의) 정치력이란 결국 중심인물과의 거리로써 판가름 난다’고 볼 때 중심인물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거제 정치인의 행보가 발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