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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시론] 책임질 수 없는 사회
정치는 정치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따로국밥
  • 입력날짜 : 2004. 09.04. 20:51
요즘 나라 안팎에서 접하는 뉴스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모든 언론 매체들이 3일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러시아의 북오세티야 공화국 학교 인질 진압사건으로 떠들석하다.
매일 같이 접하던 이라크 사태는 이번 러시아 사건으로 잠시 잊혀져 있을 뿐 내일이면 또다시 회자 될 것이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밥그릇 싸움으로 세월 보내는 우리나라처럼 딴 세상 돌아가는 것도 어지간이 어지러운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국내 최고 학부를 자랑한다는 서울대 경제학부 이영훈(53) 교수가 한맺힌 일본군 정신대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공창형태의 성매매 업소'에 빗댄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것도 한 방송사의 토론장에서 이같이 발언 했다니 이 나라 지식인으로 자처하는 교수들을 국민들이 어떤 눈으로 쳐다볼지 두렵지도 않을까.
여기에다 산적한 민생현안은 제처두고 당리당략을 위해 매일같이 당파싸움만 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 문제는 심판받아 마땅하다.
모 정당이 욕설섞인 연극으로 그래도 국민들이 뽑아준 대통령을 껌 씹듯 잘근잘근 씹어대고 여기에 맞선 여당은 국민들로부터 실망을 안겨주는 정책으로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거꾸로 비난을 받게 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언론의 책임 문제
또 사회의 공기와 목탁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언론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입법, 사법, 행정 등 3권이 분립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놓고 언젠가 언론이 제4부로 등극했다고 할 정도로 언론의 힘은 막강해 진게 틀림없다.
그러나 사회전반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본연의 의무는 망각한 채 방송과 신문이 서로 싸움박질만 하고 있어 아까운 지면과 전파만 낭비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권과도 서로가 지지하는 성향이 뚜렷이 다르다. 이같은 내용은 국민들로부터 확인될 정도이니 우리나라가 언론이 문제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한마디로 밥그릇 싸움에 국민들이 놀아나고 있는 것 아닌지 실망스럽다.
3일에는 "국영방송 KBS가 국가보안법의 존치 필요성을 강조한 대법원의 판결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며 모 일간지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물론 헌법재판소와 함께 사법부의 최고기관인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특정 방송사만이 비판하고 나서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옳게 비칠 리 없다.
그러나 "군사독재 시절 제대로 말 한번 못하더니 요즈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하는 국민들의 비난에서 문제를 인식해 줬음 한다. 이러다간 목소리 큰 사람이나 집단이 최고가 되는 세상이 오는 것 아닌지….
어지러운 사회문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을 접한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자신이 살해한 정확한 숫자를 잘 모를 정도라는 것도 충격이지만 이미 살해된 시신 가운데 일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니 놀랠일이 아닐 수 없다.
유영철 사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최근에는 우리가 살고있는 거제에서도 신문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카드빚을 진 동료를 위해 3명이 공모해 순간 몇만 볼트가 흐르는 전자충격기로 평범한 40대 주부인 보험설계사를 기절시킨 후 살해했다.
이들은 전자충격기 외에도 회칼과 대포차량까지 구입, 이미 부산과 순천에서도 길가던 여인을 혼절시켜 범행에 옮기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호신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판매가 자유로운 전자충격기가 오히려 흉기로 돌변해 사용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전반에 걸친 이 어지러운 세상을 책임질 곳(?)과 책임질 사람(?)이 없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사회라면 장차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암울할 뿐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신뢰사회와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도덕과 윤리가 우선하는 사회만이 책임질 수 없는 사회를 책임질 수 있는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문경춘 기자 munga@morningnews.or.kr         문경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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