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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시론] 거제의 금문교(金門橋)를 꿈꾸며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에 걸맞는 명성이 있다
  • 입력날짜 : 2004. 08.02. 12:21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골든게이트 파크와 야경(夜景)이 아름다운 소살리토. 꼬불꼬불 끝없이 이어지는 롬바트 꽃길. 여기에다 석양녘 금빛으로 빛나는 금문교(金門橋)가 있어 샌프란시스코는 더욱 아름답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서안의 샌프란시스코만과 태평양을 잇는 골든게이트 해협에 설치돼 있는 금문교. 길이 2,825m, 너비 27m, 교량 중앙부 높이는 70m에 달해 대형 선박과 비행기도 통과할 수 있으며 시속 160km의 풍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붉은색의 아름다운 교량은 주위의 경치와 조화를 잘 이루며 짙은 안개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 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힌다. 금문교를 떠올릴 때 마다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과 거제시의 볼품없는 다리가 초라해 보일뿐이다.
올림픽대교 등 한강에 설치돼 있는 여러개의 교량과 최근에 건립된 사천(옛 삼천포)과 남해를 잇는 '삼천포 창선대교', 전남의 '진도대교' '돌산대교', 부산의 '광안대교' 등은 그나마 바다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밋밋하고 딱딱한 맛을 없애기 위해 조형미를 가미한 사장교와 현수교로 건립됐기 때문이다.
멀리가지 않고도 인근에 있는 '남해대교'와 통영의 '신운하교'만 해도 '신거제대교'와는 극명한 차별을 보인다.
신거제대교는 육지인 통영과 우리나라 두 번째 큰 섬을 잇는 길이 940m, 너비 20m에 달하는 큰 의미를 가지는 다리이다. 그러나 이름난 명성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 92년 340억원을 들여 99년 4월 준공한 신거제대교는 세계 최고의 해양관광 휴양도시를 꿈꾸며 전 행정력을 쏟고 있는 거제의 관문중의 관문이다.
집에 비유하면 대문과도 같은 곳이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투어 특색있는 지방색을 찾기 위해 벤치마킹에 나서는 등 혈안이 돼 있다. 특히 본격 막이오른 지방화 시대를 맞아 관문을 포함한 상품이 될만한 교량은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애써 국비 등 예산확보에 나서는 이유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다.
국제음악회가 열리는 통영의 운하교와 남해를 대표하는 남해대교에만 비교 하더라도 너무나 초라한 졸작임에 틀림없다.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다리인 금문교는 제쳐 두고서라도 한 여름밤 은빛바다 위에서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퍼지는 지척의 통영 운하교에 대한 부러움을 느껴야 한다.
인구와 시민소득에서 절반가량 차이가 나고 있지만 통영시와 시민들에게는 분명 본받아야 할 중요한 뭔가(?)가 있다.
신거제대교가 건립될 당시 거제시의 여건은 시 사상 가장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거제출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재직중이었고, 예결위원장이 거제출신 국회의원이었다.
지난일을 들추어 내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다는 주변환경을 적절히 활용 못한 거제시와 시민 모두에게 그 책임이 있다.
철재형 아치 하나없는 대교를 건너 오면서도 다리를 건너 왔는지 도로를 계속 달리고 있는지 조차 구별하기 어려운 특색없는 신거제대교가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유산으로 남지 않을까….
길이 660m, 너비 12m로 신거제대교 보다 규모도 작은데다 무려 26년이나 먼저 현수교를 건립한 남해대교가 부럽게 느껴질 뿐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건설이 불가능한 다리로 여겨졌던 번지점프 첫 시연무대였던 금문교. 공사착공 4년만에 11명을 수장(水葬) 시키고서야 완공된 이 다리는 1995년 1,000번째의 자살기록을 세운 좋지않은 기록도 있다.
"영원히 존재합니다. 끝없이 서 있을 겁니다."
설계를 맡았던 '조지프 스트라우스'의 금문교 수명 질문에 대한 답변도 가슴에 와 닿지만 67년이 지나도록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끄떡없이 버티고 서 있는 자태가 미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못내 부러울 뿐이다.
거제시민의 저력을 모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뭔가를 금문교에서 배워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문경춘 기자 munga@morningnews.or.kr         문경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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